일각서 ‘총선 출마설’ 다시 소환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경남 양산시 평산마을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과 만난 뒤 “문재인 정부의 모든 것이 부정되고 폄훼되는 역진과 퇴행의 시간 속에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내에서 한때 불거진 22대 총선 ‘조국 출마설’이 화두가 될 것으로 보인다.
조 전 장관은 지난 10일 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글을 올려 “문재인 대통령님을 오랜만에 찾아뵙고 평산택방에서 책방지기로 잠시 봉사한 후 독주를 나누고 귀경했다”고 밝혔다. 조 전 장관은 문 전 대통령과 함께 평산마을을 걷고 평산책방에서 앞치마를 두른 채 계산대에 선 사진, 함께 술잔을 부딪치는 사진 등을 함께 올렸다.
조 전 장관은 SNS에 2012년 대신 지지 활동으로 시작된 문 전 대통령과의 인연을 언급한 뒤 “2019년 8월9일 검찰개혁의 과제를 부여받고 법무부 장관 후보로 지명됐지만 제 가족에게는 무간지옥의 시련이 닥쳐 지금까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과오와 허물을 자성하고 자책하며, 인고하고 감내하고 있다”며 “무엇을 해야 하는지 고민하고 있다. 지도도 나침반도 없는 ‘길 없는 길’을 걸어가겠다”고 밝혔다.
조 전 장관은 문재인 정부의 첫 청와대 민정수석을 지낸 뒤 2018년 법무부 장관이 됐다. 문재인 정부의 ‘검찰개혁’을 상징하는 인물로 여겨져 왔다. 그러나 법무부 장관 인사청문 과정에서 조 전 장관 일가의 ‘딸 조민씨 표창장 위조 논란’ 등 여러 의혹이 불거지며 ‘조국 사태’가 불거졌고 조 전 장관은 취임 36일만에 사퇴했다. 이후 조 전 장관과 문 전 대통령이 공개석상에서 만나는 일은 거의 없었다.
조 전 장관이 문 전 대통령과의 만남을 22대 총선을 약 300일 앞둔 시점에서 공개하며 자신의 역할을 언급한 것을 두고 민주당 일각에서 제기되는 ‘총선 출마설’이 다시 소환되고 있다. 강훈식 민주당 의원은 지난달 10일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조 전 장관 출마에 대해 “사전에 ‘우리는 안 됩니다.’ 이렇게 말하는 것도 적절하다고 생각은 안 든다”며 “당내에서는 조국 장관님의 말씀을 많이 하지는 않는 편”이라고 말했다.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은 지난달 11일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조 전 장관 출마 가능성에 대해 “저는 나올 것 같다. (딸)조민을 내세우든지”라며 “왜 언론에 자꾸 노출되고 그런 것들을 알리느냐. 그것은 상당한 간 보기를 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조응천 민주당 의원은 지난달 12일 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조 전 장관 출마설에 대해 “저희한테 내로남불 딱지가 달라붙은 게 언제냐, 조국 사태 때 아니냐”며 “저희가 조국의 강을 확실히 건넜나. 지금 강으로 풍덩 빠지자는 이야기다. 그러면 (총선이) 정권 심판이 아니고 야당 심판으로 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