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여야가 내년도 정부 예산안을 두고 오는 15일까지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 정부 예산안 원안과 민주당이 단독으로 수정한 예산안이 국회 본회의 표결에 부쳐질 수 있습니다.

이럴 경우 민주당 수정안이 국회를 통과할 가능성이 큰데, 전례가 없던 일이라 여야를 막론하고 정치적 부담이 큰 게 사실입니다.

김경수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한덕수 국무총리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만나기 위해 국회를 찾았습니다.

내년도 정부 예산안과 법안 처리 협조를 구하러 온 거지만 서로 입장 차이만 확인했습니다.

[한덕수 / 국무총리 : 우리 예산을 원활하게 타결하는 것이 좋겠다는 말씀을 이재명 대표님께 간곡히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이재명 / 더불어민주당 대표 : 수용할 수 없는, 국민적 눈높이에 맞는, 그리고 꼭 해야 될 일, 또는 절대 해선 안 될 일에 대해서는 저희가 참 양보하기 어렵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여야 협상도 좀처럼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2014년 이후 최장 기간 예산안 지각 처리라는 기록을 매 순간 갈아치우는 동안, 김진표 국회의장이 다시 정한 협상 시한도 점점 다가오고 있습니다.

15일까지도 합의가 안 이뤄지면 정부가 짠 예산안 원안과 민주당이 정부 원안보다 2조 원 정도 감액한 수정 예산안이 함께 본회의 표결에 부쳐질 것으로 보입니다.

[김성환 /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 : 12월 15일까지 여야가 합의되지 않으면 저희가 검토한 안을 예산안 부수법안을 처리할 때 수정안 제출을 통해서 처리를 하겠다는 게 저희 당의 방침입니다.]

민주당이 과반 의석을 가진 만큼 큰 이변이 없는 한 정부 원안 대신 민주당의 단독 수정안 통과가 유력합니다.

예산안 증액은 정부 동의가 필요해 못 하지만, 대통령실 이전 예산 등 민주당이 불필요하다고 여기는 예산만 깎아서 국회 문턱을 넘길 수 있는 겁니다.

여야 합의 없이 예산안이 처리되는 건 헌정사 초유의 일입니다.

[성일종 / 국민의힘 정책위의장 : 여야가 지금까지 합의해서 처리를 했지 단독적으로 감액 처리해서 가본 적이 없어요. 이걸 민주당도 잘 알고 있을 겁니다.]

게다가 증액을 통한 지역구 예산 확보도 물 건너가게 되기 때문에 내후년 총선을 앞두고 지역 민심을 살펴야 하는 의원들 입장에선 달갑지 않은 선택지입니다.

그래서 여야가 15일까지 합의를 못 하더라도 연말까지는 협상을 더 이어갈 거란 관측도 나오는데, 이상민 장관 해임건의안 표결로 꽁꽁 얼어붙은 정국이 변수로 꼽힙니다.

YTN 김경수입니다.

YTN 김경수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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