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제20대 대통령 선거 후보자를 비판한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발언을 여과 없이 인용해 보도한 언론사들에게 제재가 내려졌다. 제재가 내려진 기사들에 대한 심의는 이재명 캠프 측의 요청으로 이뤄졌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산하 인터넷선거보도심의위원회는 15일, 지난 10일자 제재 내역을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자를 비판하는 발언을 한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발언을 인용해 보도한 언론사 1곳은 ‘주의’를, 6곳은 ‘공정보도 협조요청’ 조치를 받았다.
▲지난 10일 인터넷선거보도심의위의 ‘주의’ 결정이 내려진 후 이데일리는 기사 제목을 “진중권, 이재명 ‘물귀신 작전도 개연성이 있어야’”로 수정했다. 사진=이데일리 페이지화면 갈무리.
‘주의’ 조치를 받은 이데일리는 지난달 17일 “진중권 ‘이재명 ’대장동‘ 몰랐으면 박근혜, 알았으면 이명박’” 기사에서 진중권씨가 이재명 후보자에 대해 “그렇게 잔머리 굴리시면”, “이재명 ‘대장동’ 몰랐으면 박근혜, 알았으면 이명박” 등이라고 발언한 내용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에 인터넷선거보도심의위는 “후보자에 대한 평가와 검증은 인터넷 언론사의 당연한 기능이고, 해당 보도의 경우 특정 논객의 페이스북 글을 그대로 인용했다고는 하나, 제목과 내용에서 신청인에 대한 대한 일방적인 비판을 여과 없이 보도한 것은 특정 후보자에 유·불리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지난 10일 인터넷선거보도심의위의 ‘주의’ 결정이 내려진 후 이데일리는 기사 제목을 “진중권, 이재명 ‘물귀신 작전도 개연성이 있어야’”로 수정했다.
이데일리와 비슷한 이유로 ‘공정보도 협조요청’ 조치를 받은 언론사는 아시아경제와 조선일보, 조선비즈, 데일리안, 뷰스앤뉴스, 세계일보 등이다.
조선일보는 지난달 18일 “진중권 ‘국민의힘이 대장동 100% 공공개발 반대? 이재명 거짓말’” 기사에서 진 전 교수가 원희룡TV에 출연해 “이 지사가 (국감에서) 거짓말을 했다. 이 후보는 변호사시절 (대장동을) 민간 개발하겠다고 공약을 내세웠고 성남시가 적극 돕겠다고 했다. 국힘이 100% 공공개발을 막았다는 건 거짓말”이라고 주장한 내용 등을 보도했다.
이에 인터넷선거보도심의위는 “특정 논객이 유튜브 방송에 출연하여 신청인의 국정감사 답변에 대해 비판한 것을 인용하여 보도하면서, 명확히 확인되지 않은 변호사비 대납 의혹과 관련하여 상대 후보자와 논객의 주장, 시민단체의 고발 내용 등을 신청인의 반론없이 일방적으로 보도한 것은 특정 후보자에 유·불리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판단했다.
한편 인터넷선거보도시의위는 자체심의를 통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자에 대해 지나친 비판의 보도를 한 조갑제닷컴과 서울시정일보에도 ‘주의’ 조치를 내렸다.
지난 3일 조갑제닷컴은 “[섬진강칼럼] 등신들아 박근혜를 위한 최고의 복수는 정권교체다”라는 제목의 동영상 기사를 보도했다. 이에 인터넷선거보도심의위는 “특정 후보자에 대해 평가하면서 유권자의 판단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수준을 넘어 과장되고 편견이 개입된 표현을 사용해 지속적으로 보도했다. 이는 유권자를 오도할 수 있으며 특정 예비후보자에 유·불리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지난 3일 조갑제닷컴은 “[섬진강칼럼] 등신들아 박근혜를 위한 최고의 복수는 정권교체다”라는 제목의 동영상 기사를 보도했다. 사진=조갑제닷컴 페이지화면 갈무리.
지난 3일 서울시정일보는 “[섬진강칼럼] 등신들아 박근혜를 위한 최고의 복수는 정권교체다” 기사에서 “거두절미하고, 촌부가 이른바 열혈 박빠들에게 해주고 싶은 한마디는, 박근혜를 위한 최고의 복수는 정권교체라는 사실을 잊지 말라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에 인터넷선거보도심의위는 “통상적으로 칼럼 등에서 허용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서 특정 예비후보자에 대한 지지를 편견이 개입된 표현을 사용해 반복적으로 보도한 것으로 특정 예비 후보자에 유·불리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인터넷선거보도심의위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산하 상설기구로 선거 관련 인터넷 보도를 심의한다. 선거 관련 방송은 선거방송심의위원회(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신문 기사의 경우 선거기사심의위원회(언론중재위원회)가 심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