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6일 강원 강릉시 중앙성남전통시장을 방문해 인사하고 있다. 뉴시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16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북한 선제타격론에 대해 “우익·안보 포퓰리즘”이라고 직격했다. 윤 후보를 겨냥한 공세의 전면에 나서면서 국민의힘 내분 수습 이후 민주당에 불리한 ‘정권심판 대 정권재창출’ 구도에 힘이 실리는 걸 막고 개인의 능력으로 경쟁하는 ‘후보 대 후보’ 구도로 전환하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윤석열=포퓰리스트, 이재명=민주주의자’ 등식 내세워
이 후보는 이날 오후 강릉 중앙성남전통시장 연설에서 윤 후보의 주장에 대해 “이런 걸 우익 포퓰리즘, 국가 안보를 정략적으로 이용하는 안보 포퓰리즘이라고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진정한 포퓰리스트들, 표를 얻겠다고 국민을 기망하는 자들, 그런 사람들이 바로 포퓰리스트”라고 비판 수위를 높였다.
최근 북한 선제타격론을 제기하며 보수층을 결집시키고 있는 윤 후보를 겨냥한 것이다. 윤 후보는 지난 11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북한의 핵 탑재 미사일 도발을 가정한 대응 방안의 하나로 선제타격론을 언급한 바 있다.
이 후보는 “북한이 우리를 공격할지 모른다, 의심된다고 해서 선제타격하면 어떻게 되겠나, 바로 전쟁”이라며 “킬 체인이란 대량파괴 무기, 핵 공격이 확실하고 임박했을 때 그 타깃을 제거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현실적인 대안 제시 없이 북한에 대한 분노만 자극해 지지층 결집에 나선 것을 비판한 것이다. 그는 이날 페이스북에서도 “선거 때만 되면 나오는 보수 정치인들의 안보 포퓰리즘은 가히 병적인 수준”이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윤 후보가 제기한 ‘여성가족부 폐지’ 주장에 대해서도 “국민 편가르기”, “나쁜 정치의 전형”이라 응수하면서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국민들 편을 갈라서 한 쪽을 구렁텅이로 빠트리고 그 둘 사이를 이간질해서 서로 원수로 만든다”며 “남자 편들고 서울 편들고 지방 편들고 이렇게 편 나눠 가지고 싸우면 이 나라가 어찌 되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이 후보는 “정치의 본령은 통합”이라며 자신을 ‘민주주의자’로 규정하며 윤 후보와 구분지었다. 이 후보는 “국민이 원하는 일을 저항을 극복해서 성과를 내는 이재명 같은 사람은 포퓰리스트가 아니라 민주주의자라고 부르는 것”이라며 “민주주의자를 포퓰리스트라고 욕하는 게 적반하장, 요새 유행하는 말로 바보”라고 했다.
“국정 모르면 점쟁이에게 물어볼 사람”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6일 강원 강릉시 중앙성남전통시장을 방문해 인사하고 있다.뉴시스
윤 후보를 ‘준비 안 된 후보’로 비판하는 메시지도 이 후보가 냈다.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윤 후보가 전날 가덕도 신공항에 대한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를 주장한 점을 꼬집으며 “가덕신공항은 이미 예타 면제됐다”고 지적했다. 전날 이 후보는 강원 춘천시 명동거리에서 즉석연설을 하다가 “국정을 모르면 점쟁이에게 물어볼 사람한테 이 나라를 맡길 수 없다”고 발언 수위를 높였다.
이 후보는 일본산 방사능 오염 수산물 수입을 원천 봉쇄하는 내용의 ‘소확행 공약’을 페이스북에 공개했다. 그러면서 윤 후보가 지난해 8월 언론 인터뷰에서 “(후쿠시마에서) 지진과 해일이 있어 피해가 컸지만 원전 자체가 붕괴된 것은 아니다. 그러니까 방사능 유출은 기본적으로 안 됐다”고 한 점을 “외교적 저자세”라고 꼬집기도 했다.
홍인택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