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서구, “결혼 장려 사업만 하는 것 아니다, 어디까지나 개인의 선택” “호응 좋아”
정의당 “결혼과 비결혼으로 나누는 근시안적 인구 대책”
지난 17일 오후 7시. 대구 달서구청 대강당에선 미혼 자녀를 둔 부모님 20팀을 대상으로 자신의 자녀들을 칭찬·자랑하는 ‘내 자녀 천생연분 찾는데이(Day)’ 행사가 열렸다. 달서구청 제공
대구 달서구의 결혼 장려 사업이 논란을 빚고 있다. 전국 최초로 ‘결혼장려팀’을 신설해 ‘커플 매칭’에 나서는 등 구청의 이색 사업에 대해 정의당이 비판하자, 구청장이 직접 반박에 나섰다.
이태훈 달서구청장은 20일 브리핑을 통해 민선 6기 공약으로 내걸고 추진 중인 결혼 장려 사업을 옹호하고 나섰다.
이 구청장은 “청년 취업 지원책은 많지만, 결혼에 대해선 사회가 무관심하므로 도움의 손길을 내밀어야 한다”며 “구청의 사업은 결혼을 강요하거나 결혼자·비결혼자의 차이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결혼을 희망하는 청년들에게 도움을 주려는 것”이라고 했다.
이날 브리핑은 지난 13일 정의당 대구시당의 논평 때문이다. 정의당은 “결혼을 정책 슬로건으로 내건 달서구에 분노한다. 결혼정보업체 역할을 그만두라”며 “인구 감소에 따른 해결책을 결혼 인식 개선에서만 찾으려는 것은 근시안적인 태도”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달서구의) 결혼 장려 정책들은 남녀가 만나 결혼하고 아이를 낳아야 한다는 정상가족 이데올로기를 더욱 견고하게 만든다”며 “결혼하지 않거나 아이를 낳지 않거나 이성이 아닌 가족 공동체는 문제가 있는 것으로 치부될 위험이 있다”고 했다.
달서구는 지난 2016년 전국 지자체 최초로 ‘결혼장려팀’을 신설해 ‘커플 매칭’을 하고 있다. 연애·결혼을 원하는 미혼 남녀가 소개팅을 원한다고 신청하면, 구청이 카페·웨딩홀 등 만남의 공간을 주선한다. 결혼을 앞둔 커플을 위해 웨딩복을 대여하거나 예식장을 빌려주기도 한다. 지금까지 모두 123쌍이 이를 통해 결혼했다.
달서구는 결혼 장려 사업을 이어갈 계획이다. 이 구청장은 “N포세대로 불리는 청년들은 취업문을 뚫기 위해 스펙 쌓기로 힘든 학창시절을 보내며, 취업 후에도 높은 주거비로 인해 결혼은 물론 연애에도 관심을 잃어간다”며 “청년들의 힘든 결혼관문, 인구감소라는 시대적 과제 앞에서 (정의당 대구시당의) 정상가족 이데올로기라는 이분법적 논평에 안타깝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