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동작구 흑석뉴타운 정비 사업이 속도를 내고 있다. 1차 공공재개발 시범사업 후보지로 선정된 흑석2구역. 한경DB
서울 서초구 반포와 가깝고 한강변에 접해 인기 주거지역으로 떠오르고 있는 동작구 흑석뉴타운 사업이 속도를 내고 있다. 민간 정비사업과 공공 개발이 동시에 이뤄지고 있다. 사업 진척 소식에 부동산 가격도 강세를 보이고 있다. 흑석뉴타운 사업이 모두 마무리되면 총 10개 단지, 1만2000여 가구 규모의 ‘미니 신도시’로 거듭날 전망이다.
○흑석11구역 사업시행인가
동작구는 흑석11재정비촉진구역 재개발정비사업이 지난 18일 사업시행인가를 받아 25일 고시할 예정이라고 22일 밝혔다. 흑석11구역 관계자는 “오는 10월 관리처분계획을 위한 총회를 여는 등 재개발 사업에 속도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흑석동 304 일대에 있는 흑석11구역은 8만9317㎡ 부지에 지하 5층~지상 16층, 25개 동, 1509가구가 들어선다. 총 공사비는 4501억원이다. 조합원분 699가구와 임대물량 257가구를 제외한 553가구가 일반분양된다. 시공은 대우건설이 맡았다. 옥탑 산책길, 리조트형 테마 조경 등 각종 특화 설계를 적용할 방침이다.
흑석11구역의 최대 장점은 입지다. 흑석뉴타운 중 규모가 큰 편인 데다 여의도·강남 접근성이 좋다. 지하철 9호선 흑석역과 4호선 동작역을 도보로 이용할 수 있고, 올림픽대로와 동작대교 등이 가깝다. 반포한강공원이 인근에 있는 등 주거 환경이 쾌적하다.
시세도 상승세를 타고 있다. 흑석11구역 전용면적 84㎡ 새 아파트를 받을 수 있는 지분 매물은 지난해 초 12억~13억원에 거래됐지만 현재 17억~18억원에 시세가 형성됐다. 흑석동 H공인 관계자는 “지난 1월 전용 84㎡ 새 아파트를 받는 빌라가 17억5000만원에 거래됐다”며 “관리처분인가 이후 거래부터는 입주권을 거래할 수 없기 때문에 ‘막차’를 노리는 문의가 속속 들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동작구에 따르면 흑석뉴타운 내 10개 구역 중 4구역(흑석한강푸르지오)·5구역(흑석한강센트레빌1차)·6구역(흑석한강센트레빌2차)·7구역(아크로리버하임)·8구역(롯데캐슬에듀포레)이 입주를 마쳤다. 흑석3구역을 재개발한 ‘흑석리버파크자이’는 2023년 2월 입주할 예정이다. 흑석뉴타운에서는 지난해 10월 ‘아크로리버하임’이 비강남권에서 최초로 전용 84㎡ 매매가 20억원 시대를 열어 주목받았다. 면적 90만㎡에 달하는 흑석뉴타운은 총 10개 단지에 1만2000여 가구의 아파트가 들어서게 된다.
○민간·공공 정비사업 활발
흑석뉴타운에서 입지가 좋은 곳으로 손꼽히는 흑석9구역은 시공사 재선정을 준비하는 등 민간 재개발 사업을 진행 중이다. 앞서 2018년 롯데건설을 시공사로 선정했지만 대안설계 등이 인가를 받지 못하면서 시공사를 다시 뽑고 있다. 흑석9구역 비상대책위원회 관계자는 “오는 5월 새 조합 집행부를 선출하고 시공사 선정 등을 할 계획”이라며 “기존 롯데건설은 물론 삼성물산, 현대건설 등 대형사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공공재개발을 추진하는 구역도 있다. 1차 공공재개발 시범사업 후보지 8곳 가운데 가장 큰 관심을 받은 흑석2구역은 SH공사(서울주택도시공사) 등 공공기관의 새로운 사업성 분석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이진식 흑석2구역 추진위원장은 “기존의 정부가 제시한 조건은 사업성이 떨어져 용적률 600%, 최대 층수 50층, 주변 시세 90% 수준의 분양가 등을 공공기관에 제안했다”며 “4월 공공재개발 관련 주민 설명회를 연 뒤 주민 동의 여부를 따져볼 것”이라고 말했다.
집값은 강세다. ‘흑석한강센트레빌2차’ 전용 84㎡는 지난달 27일 16억6500만원에 신고가를 경신했다. 지난 1월 15억7500만원에 거래된 뒤 9000만원 뛰었다. ‘흑석한강푸르지오’ 전용 84㎡는 1월 15억6000만원에 거래된 것보다 5000만원 오른 16억1000만원에 신고가를 새로 썼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리서치본부장은 “전용 84㎡가 20억원대를 돌파하자 사업성이 높아져 흑석뉴타운 사업이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며 “하지만 LH(한국토지주택공사) 직원들의 투기 의혹으로 공공 주도 개발에 대한 신뢰성이 떨어진 것은 일부 변수”라고 했다.
장현주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