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쉬기 편하고 재사용이 가능한 친환경 마스크 필터가 개발됐다. 100% 자연분해된다는 게 장점이다.
한국화학연구원은 황성연 바이오화학소재연구단장과 오동엽·박제영 선임연구원 연구팀이 기존 마스크 필터의 단점을 보완한 친환경 생분해성 마스크 필터 기술을 개발해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사이언스’ 3월호 표지논문(사진)에 게재했다고 22일 발표했다.
시중에 판매되는 마스크의 90%는 정전기 필터로 만든다. 플라스틱 섬유 가닥을 교차시켜 공간을 만들고, 그 공간에 정전기를 일으켜 바이러스나 미세먼지를 달라붙게 하는 원리다. 그런데 정전기는 건조할 때 잘 일어나기 때문에 공기 중 습기나 입김의 수분에 노출돼 기능이 점점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다. 플라스틱 섬유 가닥을 교차시켜 그 사이 공간을 빽빽하게 만들어 바이러스나 미세먼지가 통과하지 못하게 하는 방법도 쓰인다. 빈 공간이 좁은 만큼 사람이 숨쉬기 힘들다는 게 한계다.
연구팀은 두 필터 방식의 단점을 보완했다. 자체 기술력으로 생분해 플라스틱인 폴리부틸렌 숙시네이트(PBS)를 튼튼하게 보완했다. 이를 나노(10억 분의 1m) 섬유와 마이크로(100만 분의 1m) 섬유 형태로 뽑아 부직포를 만들었다. 기존 마스크 필터는 나노섬유로만 만들기 때문에 섬유 사이 공간이 좁아 숨쉬기 답답했는데, 연구팀은 나노보다 조금 더 직경이 큰 마이크로 섬유를 같이 활용해 통기성을 높였다.
연구팀은 부직포를 자연에서 추출한 키토산 나노위스커로 코팅했다. 키토산 나노위스커는 키토산을 나노입자로 만들어 표면적을 넓힌 소재를 말한다. 보통 양극을 띠기 때문에 음극을 띠는 바이러스나 미세먼지 등을 붙잡을 수 있다. 정전기가 아니라 전하 원리를 이용하기 때문에 습기에도 강하다. 영구적 양전하 방식이라 여러 번 사용할 수 있다.
개발된 필터는 N95 마스크 수준의 필터 성능을 보였다. 쓰레기 분해 테스트 결과 퇴비화 토양에서 28일 이내에 생분해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황성연 바이오화학소재연구단장은 “향후 플라스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내 많은 기업이 제품화에 사용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최한종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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