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층·TK·70대 이상이 지지율 상승 견인
‘매우 잘못함’ 과반…지지층 확장 과제 확인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국정수행 긍정 평가)이 각종 여론조사에서 상승 기류를 타고 있다. 최근 잇따른 강경 기조에 따른 보수 지지층의 결집 효과가 지지율 상승을 이끌었다. 지지층 확장은 도드라지지 않고 부정 평가 중 확고한 비판 의견이 압도적인 현상은 이어지고 있다. 여론을 국정운영 동력으로 삼기 위해 풀어야할 과제도 확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는 지난 5~9일 전국 성인 2504명에게 물은 결과 윤 대통령이 국정수행을 잘하고 있다는 긍정 평가가 38.4%를 기록했다고 12일 밝혔다. 전주보다는 0.5%포인트 하락했지만 3주째 30%대 후반 지지율을 이어갔다. 국정수행을 잘 못하고 있다는 부정 평가는 전주보다 0.1%포인트 낮아진 58.8%로 집계됐다.
최근의 지지율 상승은 보수 지지층이 이끈 것으로 분석된다. 상승 곡선 직전이던 11월3주차(지지율 33.4%) 조사와 비교해보면 한달 새 전체 지지율이 4.2%포인트 상승하는 동안 보수 성향 응답자 지지율은 9.8%포인트 올랐다. 중도와 진보 성향 응답자 지지율 상승은 각각 2.2%포인트, 1.3%포인트에 그쳤다. 특정언론 전용기 탑승 배제, 화물연대 파업 대응 등 언론·노동 관련 강경 대응 기조가 보수층 결집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다른 기관 조사에서도 유사한 흐름이 나타났다. 지난 9일 발표된 한국갤럽의 12월2주차(6~8일, 전국 성인 1000명) 조사에서 윤 대통령은 소폭 상승세를 이어가며 지지율 33%를 기록했다. 역시 상승 직전이던 11월 3주차(지지율 29%) 조사와 비교하면 전통적 보수 지지층으로 분류되는 대구·경북 지지율이 13%포인트, 70대 이상 지지율이 8%포인트 올라 지역·연령별 구분에서 지지율 상승을 이끌었다. 10~20대와 30대 지지율 상승은 각각 5%포인트와 2%포인트에 그쳤다. 이 조사에선 중도층 지지율도 같은 기간 10%포인트 뛰어 일부 중도층 확장이 나타났다. 전체적으로는 ‘집토끼’로 불리는 전통적 보수 지지층에 집중된 표 상승 효과를 중도·진보층으로 확장해가야 하는 과제를 재확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여전히 확고한 부정 평가의 벽을 넘어야 하는 것도 과제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윤 대통령 국정수행 부정 평가는 60% 정도로 긍정 평가를 압도하고 있다. 특히 ‘잘못한다’보다 ‘매우 잘못한다’는 평가가 과반을 차지한다. 이날 발표된 리얼미터 조사에서 전체 부정평가 58.5% 중 ‘매우 잘못함’이 51.8%로 ‘잘못하는 편’(7.0%)이라는 답변을 압도했다. 한 달 전 조사에서도 전체 부정평가 63.8%의 대부분을 ‘매우 잘못함’(56.7%)이 차지했다. 쉽게 긍정 평가로 넘어올 가능성이 적은 확고한 반대자가 많다는 뜻이다. 보수 지지층을 넘어 지지율 반전 국면을 만들기 위해선 윤 대통령의 국정운영 방향과 스타일에 변화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배철호 리얼미터 수석전문위원은 “이제부터는 50% 후반대의 높은 부정 평가 벽과 마주하며 추가 지지율 확보 방안을 고민할 상황”이라며 “15일로 예정된 대통령의 국정과제 점검회의 생중계와 국회의 예산안 합의 처리가 연말연시 대통령 지지율의 방향성을 결정할 것”이라고 했다.
리얼미터와 한국갤럽 조사의 표본오차는 각각 95% 신뢰수준에서 ±2.0%포인트,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