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선 평균 휘발윳값 1ℓ에 1,800원 돌파
유가 상승으로 국내 소비자 물가 연쇄 상승 우려
유류세 인하 목소리 커져…정부 “검토한 적 없어”

[앵커]

서울의 평균 휘발윳값이 1ℓ에 1,800원의 벽마저 허물었습니다.

끝없이 오르는 국제 유가에 직격탄을 맞은 건데요.

안 그래도 치솟는 물가를 자극할 거란 우려도 커지고 있습니다.

강희경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요즘 주유소를 찾는 손님들은 리터당 휘발윳값에 한 번 놀라고 기름을 가득 넣은 뒤 나오는 영수증 금액에 다시 한 번 놀랍니다.

올해 초만 해도 리터당 천4백 원대였던 걸 생각하면 어안이 벙벙한 가격입니다.

[최중력 / 서울 아현동 : 운전을 4년간 했는데 2천 원, 3천 원씩 천원 단위로 계속 올라가는 게 거의 처음인 것 같습니다. 부담이 되죠.]

실제 전국 휘발유 가격은 연일 치솟아 현재는 1ℓ에 1,720원대를 기록했습니다.

1,700원을 넘어선 건 7년 만입니다.

서울에선 1,800원을 돌파했습니다.

2,000원을 넘는 주유소를 찾는 것도 어렵지 않을 정도입니다.

이처럼 국내 기름값이 오르는 주된 이유는 선행지표인 국제 유가가 급등했기 때문입니다.

한국이 주로 수입하는 두바이유 평균 가격은 지난 15일 기준 배럴당 82.99달러로 3년여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원유를 전량 수입에 의존하는 국내 특성을 고려하면 물가에 비상이 걸린 셈입니다.

상승하는 수입 물가는 결국 시차를 두고 국내 소비자 물가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

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올해 초만 해도 1%대 전후로 낮은 편이었지만, 최근에는 2%대가 일상화됐고,

이번 달에는 아예 3%를 넘어설 거란 전망도 나옵니다.

유통업계는 제조원가 압박에 못 이겨 벌써 일부 제품의 가격을 올리는 추세입니다.

[성태윤 /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 :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3%까지 올라갈 수 있는 상황이고 국민이 체감하는 물가 지수는 현재 나와 있는 소비자 물가 지수 상승률보다 더욱 높아질 가능성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에 따라 유류세를 인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는 분위기입니다.

다만 정부는 일단 구체적 방안을 검토한 적 없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유류세를 낮추면 물가를 잡는 데 도움이 되긴 합니다.

하지만, 국제유가 상승기에 큰 효과를 기대하긴 어렵고, 탄소 중립 정책에 반하는 조치이기도 한 만큼 정부의 고심이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YTN 강희경입니다.

YTN 강희경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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