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이렇게 북한이 연이은 미사일 도발에 핵위협까지 노골화하자, 그럼 우리도 전술핵을 배치해 맞서야 한다는 주장이 여권을 중심으로 나오고 있는데요.

지금 거론되는 전술핵은 작은 크기의 핵탄두로 좁은 지역과 특정대상을 목표로 공격하는 무기를 말합니다.

과연 우리나라에 이 전술핵 배치가 가능한 것인지, 또 전술핵이 배치되면 북한의 핵 사용을 억제할 수 있는 건지, 정동훈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 리포트 ▶

1945년 일본 나가사키에 투하됐던 원자폭탄은 상대국의 핵 사용을 억제하기 위한, 보유 그 자체가 목적인 전략핵무기입니다.

반면, 소형핵탄두를 달고 적 지휘부 같은 특정 목표물을 제거할 수 있는 핵무기를 전술핵이라고 부릅니다.

전술핵은 주한미군이 지난 1958년부터 우리나라에 들여와 한때 많게는 900기가 넘었는데 냉전해체를 계기로 1991년 한반도에서 완전 철수했습니다.

그런데 북한의 전술핵 미사일 위협이 최근 고조되자, 우리도 전술핵을 다시 배치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정진석/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북한은 지금 플루토늄, 단거리·중거리·대륙간탄도탄을 모두 보유한 핵과 미사일의 백화점이 되었습니다.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은 이미 사문화되었고 휴지조각이 되었습니다.”

전술핵 재배치 방법으로는 주한미군에 다시 배치하거나 주한 미군이 전술핵을 관리하다 유사시 우리 전투기에 실어 떨어뜨리는 이른바 나토식 핵공유 등이 거론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위치가 특정돼 북한의 공격에 쉽게 노출될 수 있고 핵무기를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습니다.

때문에 핵전략폭격기나 ICBM, SLBM을 실은 잠수함 등 미국의 전략자산 활용이 더 효과적일 수 있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습니다.

전술핵을 배치하면 북한의 핵 사용을 억제할 수 있느냐에 대해서도 의견이 엇갈립니다.

[양욱/아산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

“어떤 ‘공포의 균형’을 통해서 북핵 사용을 억제할 수 있는 가능성이 더 높아질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김동엽/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상황을 더 악화시키고 위기를 더 고조시킴에 따라서 북한의 어떤 핵 사용을 더 높이는 ‘역설적인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정부는 미국의 전략 자산을 활용한 확장억제 즉 ‘핵우산’을 강화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며, 핵무장은 검토 대상이 아니라고 일단 선을 그었습니다.

[임수석/외교부 대변인]

“한미는 미국 전략자산의 적시·조율된 전개 등을 포함하여 ‘확장억제’ 강화를 위한 구체적인 협력방안을 논의하고 있습니다.”

결국 미국이 ‘한반도 비핵화’ 방침을 전면 수정하지 않는 한, 현재로선 전술핵 재배치는 실현 가능성이 낮아 보입니다.

MBC뉴스 정동훈입니다.

영상취재: 김해동 / 영상편집: 권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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